애플 아이폰 vs RIM 블랙베리 팽팽한 접전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 아이폰(iPhone)과 블랙베리(BlackBerry)가 팽팽한 접전을 벌일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한편에서는 이 같은 신경전을 스마트폰과 오픈소스 핸드셋의 대결로 보는 시각도 있다.

 

애플의 아이폰은 2008년 말까지 1천만 대가 팔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RIM은 현재 1천 2백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대표 모델인 블랙베리는 한 분기마다 4백만 대 가까이 판매되고 있다. 애플의 주가는 200달러에 가까운 최고가를 기록했고, RIM도 11월 137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아이폰과 블랙베리가 목표하는 시장도 이제 겹쳐지기 시작했다. 아이폰은 미디어 소비자들의 꿈이라고 할 수 있다. 영화와 음악을 쉽게 재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업 소비자들에게 최상의 제품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일부 대기업들은 기업 내 네트워크에서 아이폰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으며, IT 컨설팅 업체인 가트너(Gartner)도 기업 고객들에게 당분간 아이폰을 피하도록 조언하고 있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이 기업 환경에 맞춘 이메일 소프트웨어 버전을 개발 중이거나 앞으로 제3의 업체와 손잡고 이 같은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블랙베리 기기들도 아이폰과 비슷한 기능을 탑재하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기업 고객들 사이에서 사랑 받아온 블랙베리는 그동안 이메일이나 달력 기능 등에 초점을 맞춰왔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RIM은 회사 업무 뿐 아니라 엔터테인먼트용으로 고급 기능을 필요로 하는 소비자들도 고려하기 시작했다.

이제 블랙베리는 정지된 사진과 비디오 이미지 둘 다 찍을 수 있는 카메라를 탑재하고 있으며, 음악 재생도 가능하다. 애널리스트들과 첨단기기를 주제로 한 블로그들은 이제 RIM이 터치스크린을 장착한 ‘블랙베리 9000‘을 출시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 애플과 RIM의 접전은 피할 수 없게 된 것일까? 이 점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실리콘 앨리 인사이더(Silicon Alley Insider)의 헨리 블로젯은 이 두 첨단 기업의 충돌이 이미 시작되었다고 전했다. 아직 RIM의 가장 큰 고객은 기업 사용자들이지만 직전 분기에는 전체 판매량의 34%에 달하는 130만 대가 '비 기업 고객 (소규모 사업자와 일반 소비자)'들에게 팔려나갔으며, 이 일부분만 해도 같은 기간 아이폰 판매량 110만 대를 넘어선다는 설명이다. 헨리 블로젯은 양사가 이미 같은 소비자들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시각으로 보는 애널리스트들도 있다. 애플 대 RIM의 경쟁이라기보다는 RIM과 애플 대 기존 휴대폰 업체 (노키아, 삼성, 모토로라)의 경쟁이라는 것이다. 이메일, 네비게이션, 웹 접속 같은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은 수십억 대에 달하는 휴대전화 시장에서 2008년에도 성장세를 늦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모토로라도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될 것이다. 스마트폰 Q 라인에서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았던 모토로라는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으며, 히트 모델 ‘레이저(RAZR)’에 대한 열기도 한층 가라앉았다. 한 때 노키아에 이어 시장 2위 자리를 지켰던 모토로라는 삼성의 추격으로 3위로 밀려나고 말았다.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은 애플이나 RIM과 전면 대결을 벌이게 될 경우, 구굴의 무료 스마트폰 운영시스템인 ‘앤드로이드(Android)‘의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구글은 휴대전화 업체들이 무료로 공유할 수 있는 운영시스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이 시스템을 사용하는 첫 번째 모델은 올해 하반기에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곧 애플과 RIM이 자신들의 무대를 구글과 구글의 하드웨어 파트너 (모토로라, LC전자, HTC)와 공유해야 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애플과 RIM 사이의 경쟁이냐 스마트폰과 기존 휴대전화 업체들과의 경쟁이냐는 이제 곧 소비자들의 ‘엄지‘와 ‘귀‘에 의해 판명날 것으로 보인다.

출처 Business Week